1/16

더 읽기2011년의 연말. 어느날, 연한 노란빛 옥수수가 침묵을 깨고 꿈틀대며 소리를 냈다. 옥수수들의 대화가 - 세계 주요 패권국 중 하나인 - 영국의 브리스톨에 있는 어느 대학 연구실에서 처음 포착된 것이다. 꽤 큰 소리로 재잘대고 티격티격대는 식물의 소리가 정밀한 공학용 레이저 기기를 통해 우리의 귀로 전해져왔다. 식물들도 소리를 낸다는 것,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들리는 소리에 따라 행동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인정한 공식적 사건이었다.
(...)
개인적으로 나는 늘 스스로를 식물 세계, 혹은 더 넓게 말해 자연을 관리하는 존재로 여겨왔다. 하지만 나는 이제 더이상 스스로를 나와 다른 세상에서 떨어뜨려 놓은 채 그들의 지배인인으로 여기는 위치에 있고 싶지 않다. 옥수수들과도 대화를 시작하게 되면서 옥수수들은 우리에게 또다른 메시지를 전해준다. 식물도, 자연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소유당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자연에게는 인간의 관리 따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존중받고 세상과 타자를 이해하는 길로 이어진 교감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 Monica Gagliano <Thus spoke the plant>


















최근 댓글
폴:
"뭔가 대안이 떠오르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 "
ojeo:
"원래 눈팅만 하다가 괜시리 이 글 보고 관리자님을 귀찮게 해가며 새로 가입했어요. 넘 ..."
폴:
"의견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