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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인사

봄의 길목이라는 입춘이 왔지만 제주는 아직 춥습니다. 모두 잘 지내시나요?

오늘 제주에는 눈도 오고 바람도 거세고, 체감 온도는 영하 12도까지 떨어졌어요. 저는 아직 겨울 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은, 만들고 나서 느끼는 피로도가 유독 깊은지, 뭔가 아직 회복이 안 된 기분이네요. 어느 앨범이나 진이 빠지게 힘을 다해 온 건 맞지만 조금 지나면 툭툭 털어버리곤 했는데, 이번엔 제대로 오버페이스를 했나 봅니다.

어제는 물고기 마음에 남겨둔 예전 일기를 들춰보았습니다. 10년 전 쓴 일기인데, 몇 줄만 읽어도 그때의 모든 게 금세 떠오르더라고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물고기 마음이 만들어진 지 벌써 23년이 되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뮤지션들은 각자 홈페이지를 다 갖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하나둘 사라져버렸죠. 저에게야 이곳이 여전히 보금자리 같은 곳이지만 그 사이 세상은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그렇게 세상이 바뀌다보면 없던 고민 거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음... 사실 고민이라 할 것까진 없으려나 모르겠는데,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언젠가부터 저도 '물고기' 마음이란 이름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물고기'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겐 불편하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예전에는 아무 문제없이 '물고기'님들이라 부르기도 하고, 같은 이름의 노래나 책도 냈지만, 그 사이 사회의 생태 감수성도 많이 달라진 거지요.

이름을 바꾼다면 어떻게 바꾸는 게 좋을지... 그렇다고 '물살이 마음'이라 이름을 바꾸는 게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늦기 전에 마음을 정하려 합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그냥 '물넷'이라고 하는 게 어떨까 싶기는 한데요. 이 글을 읽으시는 어느 분이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말씀해 주시길 청합니다.

서버와 관련된 이슈도 말씀드릴까 해요. 관리자님이 종합장에 남기신 대로, 지금 '물고기 마음'의 메일 발송 기능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회원 가입과 비밀번호 찾기/변경이 안 되는 상황이에요. 홈페이지 기반인 워드프레스 버전에 얽힌 문제인데, 저희 목표는 봄이 오기 전에 서버를 이전/업그레이드하는 것이긴 합니다. 다만, 우리 리자님도 본업이 있으시고 바쁘신 분이라... 프로세스가 조금 늦어질 수도 있어요. 서버 정비가 완료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리자님이 종합장에 쓰신 글을 한 번 더 남겨 둘게요.

(...)혹시 새로 회원 가입이 필요하시거나 비밀번호 초기화가 필요하신 경우 화면 상단 이메일 모양 아이콘을 눌러 관리자에게 메일 주시면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밀번호를 찾으시려는 경우 회원 가입하셨을 때 기입하신 정보 (이메일, 성함, 닉네임) 중 두 개 이상을 함께 알려주시고, 기억이 나지 않으시는 경우 후보가 될 만한 정보를 알려주시면 최대한 찾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새로 가입하시고자 하시는 경우에도 사용하시고자 하시는 닉네임과 이메일 알려주시면 가입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작년 말이었나, 어떤 인터뷰에서 '왜 아직 물고기 마음에 일기를 쓰는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어요. 빠르고 짧은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 시대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긴 글을 읽을지 알 수는 없지만, 음악의 콘텍스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분들을 위한 기록을 남겨 두는 건 소중한 일이다.

음악인의 삶이 곧 음악의 맥락이라면, 여기에 남기는 일기는 SNS라는 그릇에는 담을 수 없는 실험 노트이자 리스너를 위한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곳은 이렇게 남아 있을 거에요.

여전히 (음악적으로는) 기진맥진한 상태지만, 3월 초 즈음엔 조금 특별한 공연으로 인사드릴 일이 있을 듯도 싶습니다. 그 사이 손글씨로 남아 있는 일기도 차근차근 옮겨 볼게요. 언제나 함께해 주시는 분들, 항상 고맙습니다. 올해에는 앨범 계획도 없겠다, 더 자주 소식 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시길 빕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