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지막 날, 물고기님들께 인사를 남깁니다.
저는 무사히 수확을 마무리하고 조금 누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2 주 동안 귤을 따고, 포장을 하고, 쌓고 옮기고 보내느라 정신 없이 바빴습니다. 그래도 고마운 여러 친구들 덕에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못 해 기이한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나무들은 묵묵히 제 할 일을 해주었습니다. 여느 해 보다 더 진한 맛의, 더 많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해산'을 한 나무들의 수세도 나쁘지 않아서 그게 더 고맙습니다. 10 톤 가까운 귤들은 여기저기로 전해져 제가 알지 못하는 많은 '누군가'들을 기쁘게 해주었을 겁니다.
저의 첫 엘피도 (뜻밖에) 나왔고, (뜻밖에) 많은 환영을 받았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수백 번은 족히 더 들었을텐데, 소리골을 긁으며 엘피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엘피를 갖고 계신 분들은, 다운로드 쿠폰으로 무손실 음원을 꼭 챙겨 들어 주세요. 어떤 쪽이 더 좋다, 고 말하긴 어렵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른' 소리들네요. 엘피로 앨범을 내니 이런 재미가 또 있군요. 이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농원 일을 잘 마무리 하고, 요즘은 다시 소리를 모으러 다닙니다. 내년 초까지 마무리해야 할 일이 하나 있거든요. 어느 다국적 제약회사와 함께 의미있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잘 마무리 되고 나면 봄이 올테고, '싱어송라이터'로서 또 앨범을 준비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의 열 번 째 앨범은 어떤 모습일 지.
지금 바깥에는 거칠게 바람이 불고 우박이 쏟아져 내립니다.
내일이면 이 바람도 잔잔해 질테고, 저는 다시 바다로 소리를 담으러 나갈 겁니다.
하루도 남지 않은 올 해, 모두 수고했습니다.
이렇게 있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폴 드림.
짱그니 말하길: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폴님~~
공지 늦게 봐서 엘피 못 구했어요~~ 재발매 제발 ㅜㅜㅜㅜ
2021년 1월 10일 — 4:30 오후
yjlim22 말하길:
온라인 래플 당첨 안 돼서 아 나는 폴님의 첫 LP를 못 갖는 건가 울었는데, 천만다행으로 무사히 제 품에 들어왔습니다. 만세! 매일 꿈꾸듯 Dancing with water를 듣습니다. 이토록 투명하고 아름다운 물의 세계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제주에도 눈이 온 것 같던데 눈 오는 제주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아마도 다음 일기쯤이면 알 수 있으려나요.
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행복하시길, 그리고 올해는 꼭 공연장에서 뵐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2021년 1월 8일 — 7:16 오후
페퍼민트 말하길:
폴님의 첫 LP 잘 품었습니다. 감사히 잘 듣겠습니다.
새해에 하시는 새로운 일도 언제나 응원합니다.
21년 겨울, 열번째 앨범 그리고 공연장에서 뵐 수 있기를
건강하세요:)
2021년 1월 3일 — 12:34 오전
Lizzylieb 말하길:
이젠 작년이 되어버린 2020년도 부지런히, 여러모로 풍성한 수확 얻으시며 보내셨네요! 나무들이 잘 해내준 것도 농부의 정성어린 손길이 있었기에.. 소리의 깊이, 부피.. 떨림에 온 신경을 쏟은 루시드폴이 있었기에 여러 작업고 잘 마무리 된 게 아닌가 싶어요 :)
모든게 나아질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주는 올 해, 무엇보다도 건강 잘 챙기며, 즐겁고 흥미로운 작업들로 채워나가시길 바라봅니다!
저도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 잘 해내보려고요! 폴님 노래불러주면 아기가 덩실덩실하다 두어곡쯤 지나가면 편하게 잠드는게 뱃속에서도 느껴져요 :D
그럼 폴님 안녕.
2021년 1월 1일 — 4:40 오후
nicholas 말하길:
폴님도 수고하셨어요.
이러한 역병 속에서도 폴님의 귤들과 레몬들은 탐스럽게 익어 보기 좋네요. 맛은 기가 막히게 끝내주겠죠. 아마도…^^
힘들고 아픈 시간들이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그래도 모두 힘내어서 살아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기적 처럼 폴님 공연장에 모여 떼창 부를 수 있는 날들이 오겠죠. 그날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폴님 늘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셔요.
2021년 1월 1일 — 12:07 오후
homegirl 말하길:
이번 겨울은 폴님을 유독 생각하며 음악을 들었던거 같아요. 작년 겨울엔 콘서트도 가고 컬러링도 “또 한번의 크리스마스”로 해놔서 남편이 전화하면서 매번 불러줬던 기억도 나네요. (지금도 폴님 노래 컬러링이예요 ㅎ)
작년 이맘땐 임신해서 뱃속 아가와 폴님 음악을 들었는데 올해는 아가와 함께 듣고 있어요. 특히 저녁에 자기전에 들려주기도 좋네요 ㅎ 수면의식으로 차분해지라고 자장가 노래를 틀어놨었는데 폴님 노래로 대체해도 될거 같아서ㅎㅎ 아기 재우는 시간이 참 힘들었는데 제가 즐기면서 하게 되네요~ 문득 폴님이 아가가 생긴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운 곡들을 써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올해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는데 내년에는 폴님 가족들과 물고기마음 가족들 좀 더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2020년 12월 31일 — 10:52 오후
seungju 말하길:
고마워요 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년 12월 31일 — 9:25 오후
달콤한 딸기쨈 말하길:
LP 추가 재발매 부탁드립니다. ㅜㅜ
2020년 12월 31일 — 7:25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