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100일 전 어머니와 함께 담근 장을 떴다.
3/25-26
급히 부산행.
3/27
'종이새'를 바리톤 튜닝으로 녹음해서 서울로 보냈다. 노래가 약간 어두워진 듯도 싶고, 하이 포지션에서 인토네이션이 정확치 않다. 혹시나 해서 보통 장력의 10 현 줄을 주문했다.
3/28
오랜만에 노을을 보았다.
3/29
A key의 원곡을 예림씨의 키에 맞게 E key 으로 편곡했다. 이른 봄 숲, 마른 상산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열매들 사이 움이 트고, 들에는 자주빛 현호색과의 꽃이 깨어나고 있다. 경신씨의 새 책이 집에 도착했다.
다큐멘터리 '꿈꾸는 카메라'를 보았다.
3/30
마당에는 앵두꽃이 만발했다. 일본을 떠나는 현진씨가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가 적힌 연필을 보내주었다. 아내의 동시집이 도착했다. 벚꽃이 필 때, 가장 맛있다는 참돔 요리를 해주었다. 농협에 가서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이 되었다.
3/31
병원에 들른 후, 공항으로 가는 길에 금잔화를 구해 심었다.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이란 음표 너머로 어떻게 들어가는가를 아는 것일까, 생각했다.
4/1
서울 간 김에 머리를 자르고, 그간 메모해둔 책들을 살펴보러 서점에 갔다. 가네코 미스즈의 전집이 매대에 놓여있다. 512 편이 완역된 그녀의 전집은 사정상 두 권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녀가 생전에 남긴 시들의 순서대로 실렸다는 글에, 나는 책의 마지막을 펼쳤다. 그녀의 마지막 글, 권말수기가 이렇게 맺어져 있다. "내일부터는/무엇을 쓸까/쓸쓸함이여"
집으로 돌아오니, 선물들이 와 있다. 정범씨가 보내준 상자, 새 카메라, Hannabach 기타 줄.
4/2
장에는 각색의 꽃들이 고개를 들고 피어났다. 일 년이 지나니 단골이 되어, 값을 깎아주는 분도 요즘 값이 올라서 '미안하다'는 분도 생겼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마당의 풀을 뽑았다. 경선님의 새 책이 집에 왔다.
4/3
기타를 찾으러 동쪽으로 갔다. 공방 옆에서 새 집을 짓는 목수님 내외를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8현 기타를 맡기고 돌아왔다.
올해 첫 제비를 보았다. 돌아왔다.
돈나무에 새순이 돋았다. 작년에는 열매가 너무 많이 열려 수세가 떨어진 건 아닌지 걱정이었는데, 한 시름 놓았다. 마을길에 꼬마별 같은 꽃마리가 피어났다. 서승주님께서, 가네코 미스즈의 책을 보내주셨다. 기쁘고, 고맙다. 이동진, 김중혁님, 은실작가가 빨간책방에서 나온 책들을 보내주셨다. 학교마다 걸려있는 4.3 추모 현수막에 이런 글이 씌여있다. "빛으로 어둠을 이길 수 있어요."
4/4
어느덧 비자나무에 연두빛 꽃망울이 맺혔다. 갯가에 노란 민들레, 하얀 갯장대가 피었다. 들판엔 보라빛 무꽃이 지천이다. 밤 늦게 종신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녹음을 다시 해야할 것 같다. 스피노자를 읽다 잠이 들었다.
4/5
윤하와 순용이 왔다. 장에 가서 물고기를 사와 술안주를 해주었다.
4/6
바람이 거센 탓인지 집앞 바닷가에 매여진 쪽배가 뒤집혀 있다. 잔뜩 흐린 하늘을 나는 제비는 꽃잎 같기도, 나비 같기도, 눈 송이 같기도 하다. 아름드리 후박나무가 늘어선 가로수길을 달렸다. '꼬마 유령 크니기'의 마지막 번역 감수를 보았다.
4/7
순용 윤하를 보내고, 급히 기타를 공방에서 찾아와 기타 녹음을 시작했다. 마음에 들 때까지 하다보니 오후 4시 경 시작한 녹음이 새벽 1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정범씨가 아이를 낳았다는 문자를 보내주었다. 큰 기쁨을 나눠주어서, 고맙다.
4/8
서울로 가는 비행기에 타서 무상급식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어릴 적 친구가 생각났다. 그때 우리 학교는 묘하게 학군이 섞여서 잘 사는 동네와 못 사는 동네의 아이들이 함께 다니던 그런 학교였는데 바닷가에 사는 아이들 중엔 도시락을 싸오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딱했던 친구들도 있었지. 지금도 이름이 또렷이 기억나는 그 친구도 그런 아이였는데 키가 작고, 새카맣고, 얼굴에 하얀 마른버짐도 핀 그런 아이었다는 것 말고는, 사실 기억나는 게 없다. 제대로 얘기를 나눠본 기억이 없어서 일테지만, 아무튼 나는 항상 맨 앞 자리에 앉았다는 것, 수업 시간에 늘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것만 생각이 나는데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친구에게 도시락을 싸다주는 게 어떻겠냐, 는 얘기가 매주 한 번씩 하던 학급회의에서 나온 거지. 물론, 그 자리에 그 친구도 있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나는 한동안 그 친구의 도시락을 싸다 주게 되었다. 엄마는 참 세심하게도 나와 그 친구의 도시락을, 똑같은 도시락에 담아서, 똑같이 하얀 가제 손수건에 동여싸주었습니다. 나는 3 교시 아니면 4 교시 전에 도시락을 갖다 주었고 그 친구는 점심 시간이 끝나면 빈 도시락을 아무 말도 없이 내 자리로 갖다주었는데 그러기를 몇 달이 지나고 또 어느 날 학급 회의에서 아이들이 도시락을 매일 싸다 준 조윤석 어린이를 선행 학생으로 뽑았는데 그 이상하면서도 그 머쓱한 기분은 아주 또렷이 기억이 나고 화가 나면 반 아이들을 무자비하게 때리곤 하던 5학년 6반 담임이던 중년의 남자 선생님은 어디선가 물끄러미 그런 우리를 보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때도, 새카맣고, 작고, 하얀 버짐이 피어있던 친구는, 그때도 그냥 교실 맨 앞자리에 가만히 엎드려만 있었고,
어른들의 감수성의 수준이 바로 그 사회의 수준이구나,
생각하는 사이, 비행기가 떴다.
4/9-4/11
(BLANK)
4/12
마을길을 걸었다. 오래 오래 걷고 싶었다. 내버려진 채소밭에 속절없이 노란꽃들이 피었구나. 무성한 새완두 덩쿨을 성큼성큼 건너가 솔새 이삭 하나를 꺾어 와 아내에게 건네주었다.
4/13
sonicbrat - invisible snow, pill-oh february tale, aspidistrafly - a little fable
4/14
다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4/15
하얀 탱자나무 꽃이 피었다. 초피나무에 노란 기장알 같은 꽃이 피었다. 초피 잎을 하나 따다 입에 넣으니, 어느새 숲이 천국이 되었다.
4/16
귤 밭 한가운데, 떨어진 귤잎 수풀 속에, 아주 작은 새 둥지가 있었는데 장인이 짠 듯 촘촘히 짜여진 동그란 둥지 속에는 보기만 해도 포근하고 하얀 솜털이 깔려있었고, 그 위에는 알록달록하고 작은 알 다섯 개가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어떤 장대한 풍광에서도 느낀 적 없는 그 경이로움에 나는 아무 말 못하고 한동안 서 있었다.
나눔문화에서 '세월호의 진실 - 진실은 가장 강력한 힘이다'를 보내주셨다.
4/17
마른 가지들을 모두 밭가로 내치고 나니, 이제사 바람과 햇살이 잘 드는 과수원이 되었다. 손톱만한 좀씀바귀가 껑충하게 자랐고 노란 뱀딸기꽃도 보라빛 금란초도 하얀 장딸기꽃도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었다. 둥지에는 작은 어미새가 알을 품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까치발로 그곳을 떠나주었다.
4/18
멀리서 온 손님 대접을 했다. 내일은 어디에 가보고 싶어요? 하는 물음에, 4.3 평화 공원을 가볼까 한다, 고 말했다. 현관에 놓인 손님들의 신발들이 정겹다. 밤바람이 달다.
4/19
옆집 할머니께서 아침 일찍 제사 음식을 가져다 주셨다. 빗질을 해주고 싶을만큼 보릿대가 자랐다. 광화문에서 벌어진 일들을 뉴스로 찾아보았다. 네루다는 슬픔은 짙고, 우울은 옅은 이유를 물었었다. '함께' 기꺼이 짙어지고팠던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4/20
천일염을 사러 하나로마트에 갔다. 조합원 신청을 받아주던 직원분을 만나 얼떨결에 인사를 하고, 20 킬로 짜리 세 포대를 사왔다. 바다의 소금이 뭍의 밭으로 오는 건, 그나마 사람이 하는 일 중 '평화로운 참견'이다. 하루종일 실비가 내렸다. 중산간에는 마법처럼 드문드문 안개가 꼈다. 원하는 비료를 파는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 전화를 걸다 어찌 수소문을 해서 300 킬로를 주문했다. 조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는 문자를 받았다.
밤바다를 걸었다.
좋은 앨범들을 많이 알게 돼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Mery Murúa의 Acacia, Heredia y Venegas의 앨범. 그리고, 아. Nina Becker가 재해석한 돌로레스 두란의 노래들.
4/21
그 옛날, 아메리카 대륙에 겨울이 찾아오면 사람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가다 서로를 껴안고 초원에서 죽어갔다지 배 안의 아이들도 그랬었다지 죽음이 찾아오는 순간,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서로의 몸을 껴안는 것 밖에 없는 것 백비라는 것이 있다지 아무 것도 새겨넣지 않은 비석을 백비라고 부른다지 대한민국의 무수한 죽음이 아직도 백비 앞에 서 있지 아무 것도 적을 수 없는 백비 들어 선 묘로 넘쳐나고 있지 항쟁이, 사건으로 사태로, 심지어 폭동으로까지 불리지 불과 반 세기 전, 이 섬에 태어났다는 죄로 사람들이 죽어갔지 서로의 등을, 가슴을 껴안고 떨다 죽어갔지 이 나라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빗자루 쓸듯' 섬을 돌며 삼만 명을 죽였다지 그 한가운데에 이승만이 있었고 서북청년단이 있었다지 그리고 지금 어떤 사람들은, 이승만을 국부라 하고, 서북청년단을 재건하겠다 한다지 망각이란, 역사의 치매란 곧 죄인 것이지 기억해야하는 이유란, 그런 것이지 사람들에 대한, 가장 작은 예의인 것이지
4.3 평화공원을 다녀왔다.
4/22
첫 연습을 위해 서울행. 연습실에서, 윤성씨, 호규, 진수, 동진, 그리고 정오형까지 모두 만났다. 연습이 끝난 시각은 새벽 2시. 반가운 마음에, 시차 따윈 그만 잊어버렸다.
4/23
공연을 위한 시간과 장소를 맞추고 정하다보니, 여러 사정으로 3회 공연 밖에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함께 못 하시는 물고기님들과는, 아쉽지만 새 앨범과 함께, 다음 공연을 또 기약할게요. 고맙습니다.
4/24
새벽부터 유기질 비료(N/P/K=3.2/3.0/0.8, 유기물 함량 70)를 뿌리고 돌아왔다. 그동안 해 온 꽤 많은 농사일 중, 비료를 주는 일만큼 기쁜 일이 없다. 땅이나 나무에 무언가를 '주는' 일이란 거의 없으니까. 귤나무에 꽃눈이 맺혔다. 집에 돌아와 연장을 닦고 햇볕에 말렸다. 동하가 선물을 보내왔다. 제비들은 허물어진 집을 놀랄만큼 예쁘게 고쳐놓고 있다. 선홍빛 작약이 피어났다. 이 모든 경이로운 일들이 하루가 다르게 일어난다.
4/25
모란 벚꽃이 피었다. 만생 브로컬리가 익어간다. 조금 늦게 세상에 빛을 보는 존재들이다. 푸른 보리가 나날이 밀물처럼 차오른다.
4/26
날이 좋아 소풍을 다녀 왔다. 말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니, 꼬리를 흔들어 주었다. 나비들이 꼬리를 물고 흩날리며 날아다닌다.
제비가 알을 낳은 건지, 밤이면 둥지에서 낮이면 전깃줄 위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밤이 되고, 물끄러미 현관에 앉아 있는데, 마주보고 둥지에 앉은 제비 부부가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동하야. 네가 보내준 Frank Tashlin의 동화책은, 슬프지만 이상하게도 위로가 되는, 그런 책이로구나.
후박이 말하길:
4월의 춤을 들으며….
2016년 1월 15일 — 12:03 오후
chorog 말하길:
제주에 시간당 30mm 폭우가 온다는데
좀 걱정이 되네요..
모쪼록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래봅니다
2015년 5월 11일 — 8:45 오후
kris 말하길:
폴님 음악을 늦게나마 알게 되어 기뻐요.
가만히 귀기울여 듣게 하고
편안히 제맘을 들여다보게 해주시네요.
다음 공연에는 꼭 가보고 싶습니다 ^^
2015년 5월 5일 — 10:23 오후
camel 말하길:
콘서트 놓쳐서 너무 아쉬워요..
소리와 기타 좋은시간 되길 바랍니다..
2015년 5월 4일 — 9:12 오후
깨구락지 말하길:
‘윤하와 순용’ 사진이 제일 맘에 드네요.
제주도의 바람과 친구들의 달뜬 모습이 살짝 흔들린 초점에서 그대로 전해집니다.
역시 사진은 인물사진이 인상이 깊은 거 같아요.
그것도 가까운 사람이 찍은 장면일수록 더 호소력 있게 다가오네요.
카메라가 고장나서 한동안 똑딱이로 연명해왔는데 오늘 새 녀석을 입양했습니다.
요녀석 데리고 아름다운 만남들을 포착해야겠습니다.
2015년 5월 4일 — 8:21 오후
chorog 말하길:
저는 아주 게으른 물고기여서
공연소식을 오늘에야 물넷들어와서 알았네요.
다음을 기다립니다 ^_^
‘어떤 장대한 풍광에서도 느낀 적 없는 그 경이로움’
고마운 음악 소개들 사진들 글들
고맙습니다.
폴님께도 물고기님들께도
2015년 5월 4일 — 2:58 오후
dsmovie 말하길:
정보에 느려 결국 뷰민라에 폴님 라인업 확정된 것도 모르고…
느려도 너무 느리죠.. ㅡㅡ; 학교는 3월이 참으로 바쁘거든요..뷰민라 공연이 있었다는 것도 연휴 첫 시작 애 재우고 난 뒤.. 전 경기도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폴님이 책읽어주는 봉사 활동 하실 때 전 ‘책읽어주는 어머니’모임 담당교사였는데… ㅎㅎ 저희 학교 어머님들도 9시 등교 이후 활동이 존폐위기에 처했으나 나름 일찍오는 아이들을 위한 책 읽어주기 수업으로 방향을 돌렸어요. 그런데… 책읽어주는 수업이 사실… 학부모 위주로 안내장이 나가는데.. 폴님은 당췌 어떤 케이스로 읽기 봉사를 하셨을까.. 싶네요.. 궁금궁금…
여튼… 폴님은 스위스에서 민트 공연 위해 내한(?)하셨을때 뵙고.. 그때부터 팬이 되었네요..(버스정류장 보고 음악에 필 꽂혔는데..) 그 때 당시 같이 간 동행들은 메인 무대에서 다른 공연을 보고 저 홀로 폴님 공연보고 그 음악과 공기를 기억하고는 그 이후 폴님 공연은 무조건 2번보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었더랬죠… 중대공연부터 정말 2번 봤습니다..(죄송하나 결혼 전까지…) 구로아트밸리 공연때는 친구 남편(캐나다인) 표까지 끊어주고 (한국에서 젤 잘 나가는 뮤지션이라 소개했음..), 그리고 공연 후 폴님 시집도 선물로 줬습니다.
이젠 육아에 공연이고 뭐고 잠시라도 음악 들을 수 있는 출퇴근 길이 나 혼자만의 시간이네요.. ㅎㅎ
어제 공연 알고 예매도 안되고 그냥 올림픽팍으로 홀로 고고하려했으나…울 남편은 깜찍하게도 경복궁 야간개장 표를 예매했네요… 마누라 루시드 폴 좋아하는 거 알면 미리 공연 정보 좀 알고 티켓 좀 수령하지..키즈 카페에서 열혈엄마처럼 아이와 놀아주고 아이는 남편에게 맡기고 조용히 올림픽 팍으로 가려했으나…. 도리상 저는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허나 차창 너머로 빗방울이 한 두방울.. 게다 애는 잠들고…결국 같은 하늘아래 폴님 공연 영접도 못하고 그렇다고 야간개장 꽃피운 경복궁도 못 보고 우린 집으로 왔습니다.
에공…비오는 데 어제 공연은 어떠셨을까요.. 정말로 처음 폴님 봤었던 그!!!! 수변무대에서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기엔 표가 없네요… 010-8769-8423 도!와!주!세!요! (남편과 함께 2장이면 더 좋아요~ ^^)
그런데… 아래 이명박경호원님은 뉘시래요? 정말 시대에 걸맞지 않네…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분이네요~ 별루다…
2015년 5월 4일 — 12:10 오전
ibja 말하길:
어제 올림픽공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정말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단 꿈은 어제 저녁에 꾼 것같네요 :)
기어이 비가 오더군요. 공연 보는 동안 물이 촤 하고 무대로도 몇 번 떨어질 때마다 조마조마 했어요.
중간중간 연주하시는 분들 표정 보는것도 재밌었고 폴님의 노래도 참 감미롭고(노래실력이 점점 느시는것 같아요), 무엇보다 비가와서 특별하고 좋았습니다. 빗소리가 제법 크게 들릴 정도였으니 폴님 말대로 오래 기억에 남겠지요. 단독공연은 예매를 실패해서 못가지만 어제 많은 곡 들을 수 있어서 아쉬움이 덜 합니다. 오늘은 폴님 앨범들을 때 기타소리에 더 집중해서 들어봐야겠네요.
2015년 5월 3일 — 12:38 오후
lightnshadow 말하길:
오랜만의 소식이 반가워요 폴님^^
일주일 전 쯤에 꽃은 말이 없다 usb를 잃어 버렸어요
소중한 것이라서 중요하고 아끼는 자료를 거기에 모아놓곤 했었는데, 너무 아끼다가 잃어 버리게 되었나? 라는 생각도 들고 허무하고 큰 상실감에 며칠을 우울하게 있었어요. 시간이 좀 지나니까 한편으론 자료를, 기억을 usb에 모으려고 하는 데 집중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서 이젠 애써 다 챙기지 않고 여유를 좀 가지려고 해요.
폴님 글 중에 “무상급식, 광화문, 4.3.”을 그냥 읽을 수 없었던 이유는 우리의 살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준비를 하는 저에겐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는 부분이었어요.
아직 어리다고 젊다는 말을 들을 때면 그래 나는 아직 늦지않았구나. 꿈을 놓지 말자.라는 위안을 하죠. 근데 아이들 앞에서면 어리고 젊은 “어른”이 되어야 해요. 벌써 어른?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나도 어른이라는 말에 책임을 조금이나마 느끼면서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따뜻한 어른이 되기위해 예열하는 과정이겠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셨을 때 폴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목소리, 행동…그냥 상상해보기도 했어요. 폴님이 올려주신 아이들이 쓴 반성문 사진을 보면서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폴님은 학교선생님들과 다름을 느끼고 있구나 생각했죠. 좋은 의미에요^^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는데, 아직 학교현장을 치열하게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지, 어릴때 초등학교 선생님에 대한 기억인지는 몰라도 저는 학교선생님 같은 선생님은 좀 무섭네요.
올해 2월에 며칠 연수를 받았는데 마을버스를 타고 지나가는데 남일고등학교 라고 안내방송을 해서 그 동네를 찬찬히 구경하면서 지나갔어요. 폴님 생각이났죠^^ 근데 학교가 정류장 근처에 있을텐데 아무리 봐도, 학교는 안보였어요ㅠㅠ 종종 부산이야기나 어릴 때 얘기 올려주시면 뭔가 반가워요~
날짜별로 글쓰시는 방식이 궁금해요~ 다른 물고기님도 궁금해 하시던데ㅋㅋ 메모해놓고 쓰시는거에요? 저도 습관처럼 글을 쓰고 싶은데 힘드네요ㅠㅠ
공연소식듣고 서울이라서 많이 아쉬웠어요~ 올해 부산 한번 와주시면 안될까요?♡♡
2015년 5월 1일 — 2:01 오전
oak327 말하길:
올려주신 곡들 너무 좋아요 ㅜㅠ
어제 출근길에 아카시아나무를 생각했더랬는데ㅎㅎ
2015년 4월 29일 — 4:49 오후
희향 말하길:
글 중에 3/28 사진 오랜만에 노을을 보았다.
오늘은 그 사진에 오랫동안 눈이 머물렀어요.
나의 기억속에 있는 눈이 부신 노을의 기억을 꺼내어 잔잔히 살펴보듯이요.
퇴근길 한강을 달리는 전철 안에서 마주하던 노을은 너무도 강렬하고 눈이 부셔서
내 마음에 다 담기에는 너무 작고 약한 저였어요.
이제 알거 같아요.
다 담아내지 못해도 된다는 것을.
시간이 흘러 용기가 생겼을 때 찬찬히 들춰보아도 된다는 것을요.
사진 속에서 제 마음을 들춰본 날이에요.^^
고맙습니다~
2015년 4월 29일 — 9:19 오전
폴 말하길:
경호원님. 왠지, 오랜만인 것 같은데… 잘 계시지요? 말씀 듣고 보니 제가 뭔가 좀 더 세심하지 못했던 것도 같고 좀 늦었지만 글 수정 했습니다. 근데 물넷에 댓글은 여러 분들이 보고 나누는 자리라 반말을 하거나 그러진 않아요. 그런 분들도 없고요. 좀더 신경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래 댓글 다신 물고기님들도 그런 뜻일테구요. 그러니 무례하게 읽힐 수 있는 글은 쓰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어쩔 수 없이 계정을 삭제할 수도 있다는 말씀은 드려야겠어요. 그나저나 오랜만에 우리 멤버들과 합주하고 기분 좋게 한 잔 하고 돌아왔어요. 이렇게 좋은 뮤지션들, 좋은 친구들과 같이 음악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이번 주말 BML 공연도, 좋은 연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행복합니다. 좋은 밤입니다. 많은 분들 꿈나라에 계시겠지요?
2015년 4월 29일 — 4:33 오전
kidseye 말하길:
에구. 아주 가볍고 행복하게 들어왔는데 힘든 글을 마주하면 마음이 무거워질법 하죠.
그래도 루시드 폴의 음악을 좋아하고, 기다리고.
그리고 공연 못가서 아쉬워 하고 다음 공연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거 알고 계시죠? :
^^
2015년 4월 29일 — 8:55 오전
파인트리 말하길:
폴님 오늘은 잊어버리고 행복한 모습으로 봐요. 행복하게. 꿈나라에서 행복한 여행을 마치고 폴님 만나러 갑니다.
2015년 5월 2일 — 10:03 오전
파인트리 말하길:
폴님 정말로 참 기쁘고 행복해 보이셨어요. 그런 모습 보여주셔서 덕분에 저도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필이면 폴님 순서에 수변무대에 비가 오더군요. 하얀 우비를 입고 있는 우리를 ‘서울의 새’라고 표현해주셨을 때 비맞으며 떨고 있는 현실도 아름다운 노래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어요.
사실 제 개인 사정은 그렇게 좋지 않아요. 앞으로 행복할 일이 별로 없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오늘을 최고로 행복하게 해주셔서 앞으로 이 날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견뎌볼게요. 감사합니다. 월말에 뵈어요. 폴님도 앞으로 많은 날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15년 5월 2일 — 11:43 오후
baram 말하길:
‘종이새’ 폴님 덕분에 잘 듣고 있어요-!
예림양의 목소리에 기타소리가 더해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 당분간 반복듣기 입니다.
고마워요.
힘든 세상에 노래로, 음악으로 위로해주셔서..
좋은 밤 되세요.
2015년 4월 28일 — 10:55 오후
젤리 말하길:
이야기를 쓰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반갑네요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폴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아가는것이 좋습니다.
2015년 4월 28일 — 11:09 오전
젤리 말하길:
신경숙씨의 깊은슬픔에 보릿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죠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새롭게 끓인 보릿대된장국이
앓는마음과 함께 상해가는걸 왜 남자는 알지못했을까요? 보릿대가 생각나면 신경숙씨의 깊은슬픔이생각납니다
2015년 4월 28일 — 11:05 오전
고롱지 말하길:
해적방송이 언제 올라올까,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글이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서울에서 멀리 살아서 이번 공연에 함께 하기 어려워서 슬퍼하고 있었는데, 새 앨범과 새 공연 소식,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지방에서도, 반가운 공연소식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15년 4월 27일 — 11:30 오후
mibbang 말하길:
몇년을 눈팅만 하다, 처음으로 용기내어 댓글 달아봅니다. 부산에 살아서, 유난히 부산에 관한 글을 읽을때마다 더 깊은 감정이입을 하곤합니다.:)
유난히 푸른 제주 사진들 고맙습니다!
2015년 4월 27일 — 6:17 오후
에그마리 말하길:
봄이 더 이상 따뜻하지 않은 계절이 된 것 같아요. 다른 물고기님이 남기셨듯 저도 읽고 있으니 눈물이 나요.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초록의 이파리들이 가득인, 가득일 계절 봄인데 4월도 5월도 온통 아픈 기억이 앞섭니다. 그래도, 공연날 폴님 목소리 기타 윤성님의 피아노 떠올리며 힘 내렵니다.
2015년 4월 27일 — 1:50 오후
moon 말하길:
좋은 앨범들을 많이 알게 돼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알죠알죠. 그기분.
조금전에 joe barbieri 새앨범이 도착했어요. 오늘밤은 좀 둥둥 떠다녀볼까 싶어요. ^^
2015년 4월 27일 — 1:18 오후
lasttae 말하길:
같이 농사짓는 친구를 통해 블로그를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충남 홍성에서 친구 둘과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 부근에서 적양배추와 피망을 재배하는 농가가 없네요.
적양배추는 사진으로나마 잘 보았습니다. 근처나 여행 도중에 피망밭이 보이면 사진 좀 부탁드립니다. 파프리카나 고추랑 비슷할 것 같기는한데 어느정도까지 자라는지도 모르겠고해서요.,..
‘농사 고수에게 묻는다.’이런 느낌 아니니깐요~편하게 편하게요~
2015년 4월 27일 — 9:41 오전
희향 말하길:
안녕하세요~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나의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들.
마음이 다치는 아이들.
그리고 사람에 대한 예의들.
고맙습니다.
또 와도 되겠지요?^^
2015년 4월 27일 — 9:33 오전
sypark 말하길:
저는 비슷한 환경에서 중학교를 다녔어요. 임대아파트 사는 학생들, 치맛바람 세기로 유명한 동네에서 오는 학생들, 그리고 두 부류 중 중간정도 되는 다른 동네 학생 약간. 저는 그 다른 동네 학생이었는데 화가 나면 뺨부터 때리고 잡히는대로 집어던지던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무료 급식 먹는 애들이 누구 누구인지 모르는 학생이 없을 만큼 공공연하게 공표하다시피 했어요. 특히나 남자애가 말썽을 부리면 밥도 공짜로 먹는게, 공짜로 먹는 주제에 흠집 내기 바쁘고. 학생들은 부모님 입김에, 선생님들이 심어 놓은 편견에 그룹이 경제순, 성적순으로 갈리기도 하구요. 돌이켜보면 철없던 생각인데 2학년 내내 우리집이 못사는 집이 아니라 다행이야 안도하면서 다녔던 것 같아요. 9년 전인데 지금도 교복 입은 학생들 보면 무상 급식 기사 보면 중학교 때 생각나요.
2015년 4월 27일 — 2:36 오전
gat1111 말하길:
유독 새 생명에 관한 글귀들….사진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내라는 단어….. 참 좋네요.
그 단어가 이리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단어인지는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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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6일 — 11:57 오후
immanuel 말하길:
선홍빛 작약이 피어나고 온갖 생명들이 깨어나고
서로를 돌보는 경이로운 일들이 하루가 다르게 일어나고 있는 일상과 어두운 사회의 아픔도 잊지않는 폴님의 물고기마음 일기를 읽으면서..정신이 맑게 깨어나는 깊은 위로를 받습니다.
2015년 4월 26일 — 11:24 오후
spingirl 말하길:
새앨범과의 공연이란말에 공연땜에 시름한 시간들이 녹아요. 폴님의 일기는 날짜별 메모가 나중에 되집어 긴글로 남는건지 아니면 매일의 일기가 저장되었다가 올리는시기만 뭉쳐지는지 이 글을 읽는 내내 궁금했어요 물론 저는 전자의 느낌으로 읽었지만요.
아내의 시집이 무엇일까요? 번역시집인가요? (제가 글을 대충읽어 모르는걸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아가의 사진을 살짝보니 폴님에게도 귀한아가가 어여 ㅎㅎㅎ 오기를요^^
세상이 온통 연두여서 볼때마다 폴님의 연두를 떠올리는 계절이예요~
2015년 4월 26일 — 11:11 오후
Piano 말하길:
봄, 봄, 봄이네요. 잊을 수 없을 기억들 사이에도 어김없이 피어나는 꽃이며 날아드는 새들이며.. 두근두근 지금의 계절을 보내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 아, 저도 공연 보러 가고 싶다.. ㅠㅠ
2015년 4월 26일 — 11:04 오후
chaassoom 말하길:
다음 앨범발매 공연쯤에는, 같은 공간에 앉아 같이 보고듣고 느끼고 싶어요!!!ㅠㅜㅠㅜ 그 곳에서도 두근두근 지금의 계절을 온 몸으로 보내고, 느끼시길 *_*
2015년 4월 26일 — 11:33 오후
chaassoom 말하길:
왠지 이전 해적방송에서 보던 것과 사진의 느낌이 다른건 햇빛 색깔이 바뀌어서 일까요, 카메라가 왔다는 글을 보아서일까요.ㅎ
사과꽃에서는 사과냄새가 난다는데, 매화에서는 어쩐지 모르게 매실 냄새가 나는 것만 같던데, 꽃눈이 핀 귤나무 사진을 보니 귤꽃에서는 귤냄새가 살풋이 날까요 *_* 귤꽃냄새가, 완전 궁금해집니다.ㅎ
2015년 4월 26일 — 10:57 오후
파인트리 말하길:
빈칸은 뭘까요. 폴님이 이야기를 새로 쓰시기 시작하셨다니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선행상을 받은 조윤석 어린이는 뿌듯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지금도…
광화문…그 곳에서 집에 일찍 돌아와서 쉬고 있는 중에 들려오는 소식들은 믿지 못 할만한 것이었어요. 그 자리에 제가 같이 있어주지 못한게 얼마나 미안했는지…게다가 여기서 4.3의 얘기를 읽으니 서늘하고 아슬하고 우울하네요…
저는 운이 좋아 5월초에도 5월말에도 폴님을 뵙게 되서 다행입니다. 지금 서울이시겠죠? 연습하고 계시겠죠? 오랜만에 다섯분을 만나뵐 수 있겠네요. 기대하겠습니다.
2015년 4월 26일 — 10:39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