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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심은 분홍빛 꽃나리가 올해 다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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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식이네 지영이네 가족들이 멀리까지 와 주었다. 무려 여덟 명 (더하기 강아지 한 마리)이 식탁 주위에 둘러 앉으니 식탁이 기분 좋게 가득 찼다. 지영이 아버님께 도면을 보여드렸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냥 다른 목수랑 일하시란다. 

아이 하나가 직접 만든 까마중 잼을 건네주었다.

남원의 과수원에 유난히 많던, 껑충한 고추 모종을 닮은 키에 걸맞지 않게 뿌리는 얕고 짧아 살짝 당겨도 힘 없이 뽑히던, 싱겁게 키만 큰 들풀. 까맣고도 푸른 까마중이 주렁주렁 달려있어도 일을 하다보면 하나 따먹을 여유도 없었지만 여느 풀과 달리 보인 건, 아마도 일곱 살 무렵인가 집 앞 공터에서 까마중을 따다주던 젊은 우리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겠지.  

제비가 알품기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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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 하나가 목에 걸렸는데 반 나절이 지나도 낫지가 않는다. 공연이 열흘 앞이라는 사실에 정신이 번뜩 들어 당장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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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병원 순례. 이비인후과에 가서 목 치료를 받고 항생제와 소염제와 기타 등등 알약을 잔뜩 받아왔다. 안과에서는 안약 두 개를 처방해 주었다. 안구 건조증이라. 생각해 보면 눈이 아팠던 것이 꽤 오래된 일이다. 어, 그런데 마지막으로 울어본 게 언제였더라.

저녁엔 동진 부부와 원석 씨 부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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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천일염 60 kg를 뿌렸다. 레몬 순이 아기 손처럼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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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암컷 제비는 알을 품으며 둥지에서 잠이 들고, 수컷은 현관 문고리에 앉아서 잠을 잔다. 

동하와 길게 통화를 했는데 정말 보러 갈 수 있을 지, 아직은 모르겠다. 

이 노래를 들으면, 미선이 때 생각에 마음 어딘가 아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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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며, 집에서 윤성씨와 연습을 했다.

종언이가 일본 친구 둘을 데리고 집으로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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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을 마치고 윤성씨와 같이 요가를 하고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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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셋리스트 정리. 작업실에 있는 기타를 닦아 주었다. 기타를 가만히 닦고 있다보면 마치 내 몸을 닦는 듯한 착각을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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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 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목소리와 기타, "서울." set list

 

1. 나의 하류를 지나

2. 늙은 금잔화에게

3. 외줄타기

4. 강

5. 길 위

6. 빛

7. 봄눈

8. 레미제라블

9. 4월의 춤

10. 아직, 있다.

11. 명왕성

12. Piano concerto in G major (II. adagio assai) (M. Ravel)

13. Danza sin fin (Q. Sinesi)

14. 스며들었네

15. 그대는 나즈막히

16. 그럴 거에요

17. 어부가

 

E1. 고등어

E2. 여름의 꽃


 

8월엔 이 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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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니, 온 섬에 송엽국이 만발하고 마당의 앵두알은 아마릴리스를 닮아간다.

EM-B 액을 사러 센터에 갔다가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다 싶어 직접 만들기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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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곰팡이 방제. 꽃은 반 정도 온 것 같다. 800 L 물에 1.6 L 아미노액비 + 4 L EM + 4 L 키토목초액. 1000 L 가 많은 듯해서 800 L 를 만들었는데, 이번엔 또 조금 모자란다. 낮은 점성에 분사량이 많아져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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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한 포기 안 날 듯 말라있던 밭에 손톱만한 애기도라지 꽃이 피어났다. 파쇄한 이파리 아래엔 지렁이들도 많다. 따뜻하게 사르락대는 보리이삭의 소리.

윤성씨의 classmate였던 Vardan의 음악. 그와 Tatiana Parra의 유니트 fractal limit의 사이트에 이런 글귀가 있다.

바다는 커다란 물 방울 하나, 물 방울은 작은 바다 하나.

- 랄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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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B 액을 만들다. 200 L 물 + 당밀 1 통 + EM 원액 2 L + 청국장 85 g. 40 °C에서 10-13 일 발효. 이게 도대체 몇 년만의 실험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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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이 이어진다는 예보에 미뤄온 보수 작업을 했다. 금이 간 옹벽과 물창고 천정을 아크릴 퍼티로 마감해주었다. 

Snakry Puppy가 한국에 온다고.

아름다움. 규칙. 스케일. 모든 음악적 분별을 넘는 뮤지션들이,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