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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농장일을 끝내고 산책을 다녀오다가, 붉은 머리 오목눈이 한 마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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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5 kg 짜리만 보내고 젖은 귤을 계속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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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을 하나하나 닦아 포장을 했다. 아내는 오후에 쉬고 혼자 조금 더 작업을 했다. 목수들이 데크와 내장 작업을 계속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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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의 휴식. 처음 가보는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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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내장 공사가 끝났다. 문을 만들어 달았다.

이층에서 내려오자, 데크에 있던 이름모를 새 한마리가 날아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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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수확.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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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인원들은 데크 공사를 하고, 문을 달았다. 근 두 달을 함께하던 임시창고가 단숨에 철거되었다. 난생 처음 만들었던 작은 건물이 사라진 자리를 볼수록 서운함과 그리움이 밀려든다.

바람이 몹시 분 날. 그 옛날 우리 외할아버지의 냄새가 불어오는 것 같았는데 할아버지의 방에서 나던, 땀 냄새와 흙 냄새와 짚불 냄새와 거름 냄새와 갯바람이 뒤섞인 그 냄새가 알고보니 내 몸에서 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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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모두 달았다. 2 층 바닥을 깔기 시작했다. 레몬 순이 하나 또 부러졌다. 좁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지만 그 느린 자람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프다.

귤은 따도 따도 끝이 없다. 손은 없고 공사는 해야하고 시간은 1월을 넘어가고. 수확이 늦어질수록 나무가 쉴 시간도 모자라게 된다. 유독 더운 겨울, 나도 나무들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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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송이가 흩날리는 날, 아침부터 귤을 포장해서 보내고, 시내에 나가 삼로 스위치와 화목난로를 사왔다. 내복을 두 겹이나 입은 지 오래되었지만 섬의 습한 바람은 어떻게든 속살까지 파고 들어오고만다. 하루가 을씨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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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낮의 해를 피해 일찍 나서고, 겨울에는 아침 해를 앞질러 밭으로 간다. 해가 아직 뜨지 않아도 세상은 이미 환해지고 있고 동이 트면 순식간에 밝아지는 하늘에 매일마다 나는 놀라곤 한다.

오늘은 300 킬로 가량을 수확했다. 나머지 인원들은 마루와 데크를 완성했다. 생태화장실에도 남은 너와를 붙이기 시작했다. 일층 벽 2차 퍼티 작업을 했다. 지영이네에 물김치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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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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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수확. 데크 경사로를 만들다. 화장실 너와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 남은 너와를 이리저리 요령껏 붙이려다보니 그런 것이다.

오바마가 사이언스 지에 논문을 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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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터 팽목까지, 어린 아이부터 90을 앞둔 할아버지까지, 귤을 받고 기뻐하는 마음을 전해올 때마다 우리가 이 열매들을 키워냈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눈이 오는 날. 하루를 쉬었다. 대정이가 오두막을 보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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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귤을 보내고, 점심을 먹고, 손님들이 찾아왔다. 화정이가 친구들과 함께 와서 귤 작업을 도와주었고, 가구 공사를 시작하였다. 변기 조립을 하던 중에 부품 몇 개가 부러져서 중단했다. 세면대 장을 만들었다. 데크를 다 만들었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대정이와 소주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