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다올과 데크, 계단 수리를 마무리했다. 가려움증이 다시 심해지다.

<물이 되는 꿈>가사 번역본에 멜로디를 붙여 이상한 노래를 만들었다.

음악을 만드는 일은 작은 구멍이 난 저금통에서 동전을 빼내는 것과 비슷하다. 끊임없이, 여러 방향으로 흔들어도 동전 한 닢 나올까 말까 하는 일. 나를 미친듯 흔들지 않으면 아무 것도 결코 나오지 않는 일.

기억에서 사라진 멜로디를 기억해내려 애쓸 필요없다. 이 정도로 멜로디의 힘이 약하다면, 다른 이에게도 각인되지 못할테니.

12/2

수확 전 오두막 청소와 정리. 귤가위 갈고 폐자재를 버리고 필요한 것들을 갖다두고.

100 킬로가 넘는 폐목재를 가지고 ㅎㅅㅍ환경산업에 갔다. 트럭 채로 저울에 올라가 무게를 달고나서, 사장님은 "저기 차를 갖다 대세요." 라고 하신다. 사장님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자 외국인 노동자 한 분이 환히 웃으며, 나와 나의 트럭과 나의 오두막에서 썩어간 폐자재를 기꺼이 받아준다. 으스러지는 가문비 나무 구조목들, 한때 내 집의 뼈와 살이었을 북미산 나무를 남쪽나라에서 온 흙빛 얼굴 일꾼들이 말끔히 치워준다.

산처럼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에서 일하는 분들이 내가 원치 않았던 쓰레기 더미를 받아주던 곳. 돌아오는 길, 한결 가벼워진 트럭으로 파리들이 들어왔다. 나는 모든 이들이 감사하고 감사했다.

다시 항히스타민제 먹기 시작.

Tiago Nacarato의 새 앨범이 나왔구나.

12/3

수확 첫 날. 나는 약기운에 하루 종일 헤롱거렸다.

오늘의 일꾼: 동원, 화정, 윤아, 찬준, 부르스, 은혜, 금영

12/4

수확 이튿 날.

오늘의 일꾼: 동원, 화정, 윤아, 찬준, 부르스, 은혜, 금영, 문경

12/5

수확 셋째 날. 오후 off.

오늘의 일꾼: 동원, 화정, 윤아, 찬준, 부르스, 은혜, 문경

12/6

오전 off.

오후에는 과수원에서 영호네 가족을 맞았다.

12/7

수확 마지막 날.

오늘의 일꾼: 동원, 화정, 윤아, 부르스, 은혜, 금영 + 묵음 출장 커피

양조장에서 파치를 가져가셨고, 직접 만든 막걸리 몇 병을 주고 가셨다. 포장을 다 마치고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급하게 다시 과수원으로 돌아가 채비를 해두고 집으로 가는데 택배사에서 연락이 왔다. 천막이 찢어져서 박스 몇 개가 손상되었다는 것이다. 오 마이 갓.

12/8

택배사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젖은 박스를 다 수습해주셨다. 주변 모든 분들이 단골이 되었다는 건, 참 기쁘고도 신기한 일이다. 아내가 택배사에 가서 뒷마무리를 하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왔다.

12/9

데모 작업 차 오두막으로. 자잘한 장비들을 잊고 가져오지 않아 겨우 겨우 녹음을 했다.(Song#5)

12/10

나일론 기타 픽업을 수리하러 동네 수리점에 들렀지만, 수리를 하지 못했다. 전기 파트를 잘 보는 곳을 다시 찾아야할 것 같다.

12/11

맥키 1604 믹서를 멀리 보냈다. 좋은 분께 간 것 같아 기쁘다.

Giorgio Morandi, Frank Walter, Raoul de Keyser의 그림들을 보다. 그림만큼 wow-effect가 즉각적인 예술이 또 있을까.

12/12-15 서울

연습. 미팅. 집회. 답사. 수리.

12/16

농자재 지원사업 신청. 농협에서 사계유, 애미 당밀 등 견적서를 받았다.

12/17

새로 산 컴퓨터에 프로그램과 플러그인을 깔기 시작. 이것만도 한참 걸릴 예정이다.

12/18

Song#3 데모 만들기.

오랜만에 묵음에 들렀다.

동욱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들었다.

12/19

동욱을 만나러 서울로.

십몇년 만에 원영형을 만났다.

12/20

Song#4 작업. 진척이 안 된다.

Erica Synths에 컨펌 레터 보내다.

12/21

노르웨이에 있는 시리아 가수 Nawara에게 메일을 보냈다.

12/22-23 서울

연습.

12/24-25

Song#1 데모 작업.

12/26

Vongon Replay, Mood II, Chroma console.

Song#2 데모.

12/27

승환의 영화 상영회에 다녀오다.

12/28

가곡과 앰비언트를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

Song#2 데모 작업.

12/29

12/30

Song#4. 10:04 AM 경 드디어 완성.

데모 녹음 시작.

12/31

Song#4 데모 녹음.

2월 공연 무대 배치를 고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