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려 오셨던 새 앨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목소리와 기타>라는 제목으로 8곡이 포함된 앨범이고,
5월 23일 오후 6시 세 곡이 선공개된다고 합니다.
앨범 아트워크는 '물이 되는 꿈' 동화책을 작업하셨던 이수지 작가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나의 기타에는 ‘LUCID FALL’이라는 낯익은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23년 동안 한결같이 새겨져 있던 그의 이름표를 본 어느 날, 문득 나는 ‘어, 너도 루시드폴이네’하며 웃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건 1999년, 그러니까 앨범 <Lucid Fall>이 만들어지던 해였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늘 함께였습니다. 노래도 함께 만들고 공연도 함께했습니다. 함께 한국을 떠났다가 함께 돌아왔고, 함께 노래를 만들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만든 이 음반을 함께 듣고 있습니다.
그는 레드 시다(red cedar)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기타입니다. 붉은빛이 도는 이 나무를 우리말로는 ‘연필향나무’라고 부릅니다. 가끔 나는 아직도 그의 사운드 홀에 코를 박고 향기를 맡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의 몸에서는 나무 향기가 납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향기입니다. 소리도 그렇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어찌 들으면 밋밋한 소리. 나는 그 소리가 따분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노래를 만들 때면 나는 언제나 그에게 손을 뻗었고, 기타라는 연필로 음표를 그리며 노래를 지었습니다.
그와 나, 둘만의 소리로 채운 음반을 만들고 싶다. 그런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참 막막했습니다. 목소리가 기댈 곳이란 오직 기타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그에게 마음껏 기대다 보니 쓸쓸했던 마음 한구석이 조금 환해진 기분도 듭니다. 아마도 그의 나긋한 온기가 조촐한 목소리를 마냥 감싸준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해 전 겨울이 끝날 무렵 우리는 함께 밑그림을 그렸고 그러다 보니 한 계절이 흘렀습니다. 또 한 계절이 지나는 동안 노래의 뼈대를 만들었고, 다시 한 계절을 지나며 노래의 몸은 살을 찌웠습니다. 우리는 노래를 몸에 새기며 자분자분 묵혀두었다가 천천히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렇게 남겨진 8곡의 노래 중 세 곡은 봄에, 나머지 다섯 곡은 가을이 오면 엘피와 카세트테이프로 들려드릴 수 있겠습니다.
2022년 봄
루시드폴
트랙 리스트는 아래와 같고, 선공개된 세 곡은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선공개곡 외 나머지 5곡은 가을경 LP,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발매 예정입니다.
(앨범을 구입하시는 경우 음원 다운로드 링크를 함께 드린다고 합니다.)
루시드폴 - 목소리와 기타
Lucid Fall - Voice beside Guitar
A1 한 줌의 노래 A Small Handful of Songs*
A2 사피엔스 Sapiens* (title)
A3 진술서 Statement
A4 섬고양이 Island Cat
A5 용서해 주오 Forgive Me
B1 홍옥 Red Apple
B2 알바트로스 Albatross*
B3 달맞이꽃 Oenothera
*5/23 선공개
nicholas 말하길:
사는게 뭔지 이제서야 폴님의 새 앨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LP 앨범과 카세트 테잎은 가을에 품을 수 있겠군요. 2019년 겨울 공연 이후 참으로 아득한 시간들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깜짝 선물 처럼 흘려준 새 노래들 주어 담으며 가을로 가겠습니다. 반갑고 반가운 소식 감사합니다.^^
2022년 5월 27일 — 8:53 오전
truffle45 말하길:
폴과 기타. 두 개체의 아름다운 조우를 감사히 받겠습니다. 아트워크도 정말 이뻐서 CD 사려고 음반 사이트 들어갔었어요. ㅋㅋㅋ LP와 카세트 모두 만지게 될 날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5월 25일 — 1:31 오전
ibja 말하길:
와! 오늘 나오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렇게 새 노래들과 만나니까 반갑고 좋네요 앨범 표지도 세계적인 작가님과! 이번 앨범 노래들은 여전히 루시드폴 같고 또 새롭네요! 세 곡을 음미하며 가을을 기다리겠습니다
2022년 5월 24일 — 1:35 오전
yjlim22 말하길:
세 곡을, 듣고 또 듣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2022년 5월 24일 — 1:21 오전
닉네임 말하길:
헉!!!!어쩐지 막 물고기마음에 들어오고 싶더라구요!!!!
지금 저는 웃고 있어요! 아!!!! 모두 잠들면 앰프와 헤드폰을 켜고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고 들을거예요. 한꺼번에 다 들으면 아까우니까 아껴서 나눠먹을게요! 늘 고맙습니다!!! 예쁘고 향 좋은 알사탕이 3개나 왔어요^^
2022년 5월 24일 — 1:04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