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3개월, 4주 전

    저는 오랜만에 물고기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오늘은 2023년의 마지막날이자 제 생일이기도 한 날입니다. 한 때는 ‘융통성 없이’ 곧이곧대로 출생신고를 해버려서 태어나자마자 저를 한국나이로 ‘두살’을 만들어버린 아빠가 짜증나던 때도 있었더랬죠. 물론 이제는 한살이든 두살이든 그게 그다지 큰 차이가 없을만큼 나이가 ‘후울쩍’ 많아져버려서 아무 상관도 없어져 버렸지만요.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니 제게는 12월에 생전 겪지 못했던 이런 저런 이슈가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좋은 쪽과 나쁜 쪽 모두요. 그래도 대부분의 ‘좋은 쪽’은 폴님 덕분이었던 같습니다. 12월에 음반과 책을 발매해주시고, 공연도 열어주시고 출판사와 연계한 여러 행사들까지 다채로운 시간이 많았고요. 참으로 운이 좋게도 제가 지원하는 이벤트 족족 선발을 해주시는 바람에 폴님을 지근거리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유독 많던 해였습니다. 업무에 찌들어 속칭 ‘마른걸레’처럼 쥐어짜고 있던 제가 간만에 촉촉한 ‘물걸레’ 처럼 해사한 미소와 함께 일을 하고 있으니 동료들이 묻더라고요.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요. 그렇게 폴님과 함께 한 이벤트는 12월의 저에게 연말 선물이자 생일선물 같았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남기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폴님,

    새로운 한해를 앞두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입니다. 그간 저의 새해다짐은 대체로 무언가를 이루거나 해내겠다는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내년에는 조금은 바꿔보려 해요. 얼마전 본 숏폼에서 ‘자신을 태교하듯 다룬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내일부터 시작될 내년에는 저 스스로를 태교하듯 저를 좀더 살피려 합니다. 들리지 않는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저를 위한 내면의 소리에도 귀기울여 보려고요. 더이상 ‘마른걸레’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선언이기도 합니다!

    내년 저의 다짐으로 ‘마른걸레’ 탈출선언을 쓰고 보니 폴님의, 그리고 여러 물고기님의 새해 다짐은 어떠신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비롯 얼굴은 알지 못하고 직접 뵌 적도 없지만 ‘우리는 모두 물고기’라는 내적 친밀감으로 감히 말씀을 보태보려 해요. 올 한해 다들 너무 고생 많으셨고 다들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는 한 해 되시길 같이 바래봅니다.

    • 감사합니다. 공연장과 전시장에서 자주 뵈었겠네요. 나를 태교하듯 다룬다. 그 말 참 좋고 따뜻합니다. 저도 마음 깊이 간직해야겠어요. 비슷한 얘기지만 언젠가 제 친구 한 녀석이 ‘나는 과연 나의 가장 좋은 친구인가’를 종종 생각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어요. 저도 저를 태교하듯 아끼고 또 저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해보게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