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영이(가) 업데이트를 게시했습니다 6 년, 10 개월 전

    길 가다 죽은 새를 마주했을 때 너무 무서워서 고개를 돌려 그곳을 빠져나가기에 급급했는데, 폴님이 제주에 살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 준 죽은 새들의 이야기와 음악을 듣고 정말 놀랐었어요. 내가 죽은 새를 묻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제 아침 추운 광화문 한복판에서 죽어있는 작은 새를 보았어요. 두려움과 용기 사이에서 어떻게 할지 그대로 서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가방에 있는 연습장을 꺼내 새를 들어 올렸어요. 종이로 건드렸는데도 그 작은 새의 죽음의 만져져서 너무 놀랍고 슬펐어요. 이 새가 살아있을 때 내 손안에 앉아 있었다면 정말 행복해했을 텐데, 왜 지금 이 감고 있는 눈에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요. 근처 작은 공원의 외딴곳의 얼은 땅을 파서 새를 묻고 나니 폴님 생각이 났습니다.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오래도록 천천히 배워나가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