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lcallas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8개월, 1주 전

    멀리 베를린에서 인사드려요.
    밀라노에서 폴님을 처음 알게되었고, 폴님 음악 덕분에 처음으로 봄밤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2년 귀국 후 한국에서 폴님 공연 보았던 것이 가장 행복한 기억 중 하나였답니다.
    저의 방랑벽은 지난 겨울부터 베를린으로 저를 이끌었네요.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참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때면,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고 없어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한참을 자책하다가 여기 와서 폴님의 글들을 가만히 읽다 보면, 조금씩 마음이 정돈되곤 했답니다.
    아무도 가라고 하지 않은 길을 홀로 걷는 일은 참 외로운 것 같아요.
    고통은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 안에 저의 불안과 무지를 숨겨보는 나날입니다.
    오랜만에 베를린에 해가 반짝 떠서 동네 산책을 하는데 서점에서 크니기를 발견했어요.
    폴님이 번역하신 크니기는 한국의 책장 안에 있는데..이 곳에서 크니기를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적지 않은 나이에 직장도 버리고 나왔는데..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나왔는데..
    생각보다 저는 훨씬 겁쟁이라는
    사실만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봄밤을 웃으며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발적 고립 안에서도…
    건강하셔요. 몸도 마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