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udade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4년, 11개월 전

    내일이면 이곳 서귀포로 내려온 지
    어느덧 두 달이 되네요.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이곳에 와서
    다 내려놓고 살고 있는데
    언제였나 세음행이 다시 시작한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폴님과의 즐거웠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세음행..
    이 곳 제주로 내려오니 막상 할 일이
    눈앞에 그려지지 않아
    계속 청소하고 만들고 걷고 하는 게
    일상의 전부인 하루하루..
    오늘은 게스트 하우스에 손님이
    오셨는데 좋아하는 뮤지션 얘기가
    오고가다 문득 폴님 생각이 나
    오랜만에 들어와 예전 글들을 보니
    마지막 글이 3년 전이네요..
    그동안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공연은 보러 다니지 못하지만,
    여전히 라디오를 사랑하고
    늘 음악을 가까이 하고 살았는데 말이죠..
    요즘은 집앞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고
    아는 이 하나없는 이 곳에서 주말만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네요.
    오늘 손님과 얘기 나누다
    김동률님과 폴님얘기에 이미 추억이
    돼버린 물고기마음이 급 궁금해져
    들어와 봅니다.
    글들을 읽어 내려가며
    같은 하늘아래 이렇게 다르게 살고
    계시구나. 부지런히. 열심히. 기록하신 글보며 많이 위안 받고 갑니다.
    역시 제가 사람보는 눈은 틀림이 없나 봅니다. ㅎ
    요즘도 일명 아재개그를 날릴때나
    까똘라,쉬쿠 부아르키,꾸이까,방피디님,벨로주.. 이런 글자만 봐도 늘 폴님 생각이 납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늘 위안을 주시던 폴님,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어디선가 열심히 귤농사를 지으시며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종종 들릴께요 :^)

    사진은 큰엉 (큰바위) 산책로서 찍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다 하네요.
    요즘은 오름이다 바다다 하는데 전 숲길이 참 좋더라구요 ^^

    p.s 3년전이나 지금이나
    늘 같은 생각을 하고 살았나 봅니다. 이전 흔적을 보니 피식 웃음이 절로 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