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삼정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7년, 6개월 전

    음…
    지난 제주도 공연이 저와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환상적인 여름 휴가 계기가 됐는지,
    공연 전 사려니숲에서 마주앉아 독대했던 노루와의 만남이 얼마나 신비로웠는지,
    꼭꼭 숨겨뒀던 선물이 짠. 나타난 것처럼-
    (서울에선 여름 내 그렇게 찾아도 없더니) 돌문화공원에서 눈앞에 줄지어선 봉숭아에 얼마나 아이처럼 깡총깡총 높이뛰기를 했는지.
    공연을 위한, 공연을 포함한, 모든 과정과 시간들이
    그저 감사하다, 감사하다..
    라고 밖에 적당한 말로 담지 못했던 벅찬 그 어떤 것..

    폴님도 바다까지 건너 쫒아온 우리가 고마워서 돌아버리겠지만,
    나도 님이 고마워 미쳐버리겠다고
    그런 벅찬 감정들 바쁜 척하느라 아직 알려드리지 못했는데,

    지난 9월 24일 안테나 공연에 대한 이야기부터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토요일 페퍼톤즈 쪽 2층 끝자리 친구와 약속했지요.
    근무를 막 마치고 설레임으로 출발 하려던 찰나,
    딱 그 시간 사촌 오빠의 비보를 접했습니다.
    …아.. 떨려..
    울컥하다 찔끔이고 그렇게 서러움의 파도를 서핑하며 공연장으로 향했어요.

    공연이 펑~ 시작했고
    저도 뻥~ 터졌습니다.
    앞에서 뭘해도 눈물이 퐁퐁 솟아오르던, 그랬던 공연이었습니다.
    처음엔 ‘왜 하필 오늘이야..지금이야..’ 생각했는데,

    공연이 시작한지 얼마지 않아 그 또한 감사해졌습니다.
    “아, 참 다행이다. 음악 좋아하는, 기타 좋아하는 우리 오빠. 같이 듣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야. 취향 아니더라도 그냥 들어!!”
    망인에게 선물 줄 수 있었어요.

    게다가 님의 선곡이 ‘아직, 있다’였지요. 장송곡으로 들었습니다.
    님의 등장에선 또한번 크게 펑~ 터졌답니다.
    ‘흑흑 나 오늘 이랬쪄요, 안아주세요’ 하는 아이처럼.

    오늘
    톡 배경음악을 ‘아직, 있다’로 바꾸고 듣고 있는데
    제목 바로 아래 앨범 이름이 있네요.

    아직, 있다.
    누군가를 위한,

    앨범 제목이
    ‘누군가를 위한’이었구나. (귤 아니었구나-)
    -위한 다음에 쉼표가 있었구나.
    이렇게 선명하게 다가올 때가 있을까요.

    사랑하는 lucid 리차드를 추모하며..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3805026/Actor-dead-L-A-home-Canada-TV-host-Stroumboulopoulos.html

    • 어제 이 글을 올리고
      꿈에 폴님을 만났어요.
      공연을 봤고, 님이 코 앞에까지 의자를 끌고 다가와 앉으셨죠.

      친구 말을 옮길께요.
      “폴이라면, 왠지 정말 꿈에 와 주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세계가 확실한데 부드러운 느낌 흔치 않죠 그런 사람.
      12월 콘서트에 꼭 같이 가고 싶어요.
      폴이 좋아진..^^”

      (ㅎㅎ..행님, 마성으로 또 한명 낚으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친절한 폴.
      감사.